Are you from South or North?

한국을 떠나 살기 시작하면서 “안 듣기 시작한” 질문을 꼽자면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결혼 하셨어요? 만나는 사람 있으세요?” 등의 사생활 침해 질문이고, (이 질문 안 받는 것이 꽤 행복도를 높인다) “듣기 시작한” 질문을 꼽자면 “Where are you from?” 이다. 늘 코리아라고 대답하는데 가끔 남북에 대해 별 사전지식이 없는 외국인도 있기 때문에 “한국? 남쪽이요 북쪽이요?” 라는 질문도 듣는다. 미국에서도, 싱가폴에서도 가끔 들었다. 이번 태국에서도 들었네 그러고 보니까. 가끔 “북쪽에서 왔으며 우리 장군님이 보내주셔서 고맙게도 여기에 올 수 있었다” 라고 농담하기도 하는데 지난번에 말레이시아 사람이 진지하게 끄덕거려서 바로 정정해야 하기도 했다… 난 농담에 소질이 없나보다. 아님 언어 문젠가.

확실히 외국인 기준에서 ‘재미있는 나라’ 는 남쪽보다는 북쪽 같다. 한국에서는 나의 국가 정체성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정부와 정치와 정책과 세금과 스모그와 아무튼 기타등등에 대해 불평불만이 일상화된 삶을 살았는데 … 지금은 매일 보는 사람들이 외국인이다 보니 내국인을 상대할 때에 비해 마인드셋을 약간 바꿀 필요성을 느낀다. 내부 직원들끼리는 회사에 대한 불만을 나누더라도 밖에 나가서는 자제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한국인이라는 걸 더 의식하면서 살게 된다. 실제로 내가 타인을 볼 때 그 사람의 국적을 먼저 떠올리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볼 때 자연스럽게 내 국적을 먼저 떠올린다. 그래서 뭔가 실수하거나 제대로 못했을 때 더 자책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내가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북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가끔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나에게 한다. 핵 뉴스 나올 때라든지. 확실히 한국 내에서는 북한에 대해 불감증 상태가 되어 있다는 것을 느낀다. 난… 그들이 보내주는 게 신선하지도 않고 재미가 없기 때문에… 하지만 가끔가다 정말 많이 웃기는 것들도 있는데 아래와 같은 것들이다.

솔직히, 나는 강남스타일 이 노래 지긋지긋하지만… (싸이 본인도 지긋지긋할듯?) 이 영상을 보고는 터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건 프랑스인과 스페인인에게 웃긴 거라고 받은 영상인데 그들이 한국어를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쉽다. 가사 번역본 자막을 달아주고 싶을 정도로 가사와 영상의 싱크가 절묘하다… 나는 싸나이~ 하면서 김정일이 꿈틀거리는 영상 나오는거나 놀땐 노는 여자~ 하면서 북한 예술단 나오고… 이때다 싶으면 묶었던 머리 푸는 여자 하면서 왜 미용인이 나오는지 모르겠고 ㅋㅋㅋㅋㅋ 근육보다 사상이 울퉁불퉁한 사나이라면서 무슨 클레이 점토로 빚은 것 같은 김정일이 땍땍거리고 있고… (제임스가 그 점토맨들 오리지널 영상 보여줬는데 뭔지 잊어버렸다. 이것도 서양쪽에서 시작된 드립 같다)… 터지지 않을 수 없는 영상…

Lollybomb은 좀더 본격적인데, 아예 북핵과 김정은 드립을 가지고 노래와 MV를 만들어버린 잉여력 폭발영상이다…

이거 진짜 약빤 영상… 물개박수랑 막판에 보내버리는 거 진짜 웃겨…

우리한테는 북핵이 굉장히 현실적인 위협이어서 그런지 이렇게 본격적으로 시간과 예산을 투자한 드립들이 상대적으로 적은가 싶기도 하고 해외 잉여 능력자들이 얼마나 북한을 사랑하는가 싶고 그렇다. 지금까지 살면서 느낀 개인적 감상이긴 하지만 오리엔탈 뷰티랄까 동양적인 이미지는 한국에 비해 일본과 중국이 선점한 경향이 있는 것 같고  한국은 North Korea/ K-pop/ K-drama/ K-beauty… 등 대중문화 혹은 휴전국가/북핵/… 같은 이미지가 더 크다고 느끼고 있다. 태국에서 만난 가이드도 슈퍼주니어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제임스 와이프도 K drama 팬이고…

늘 생각하는 게 Kpop과 Kdrama 분야에서 국위선양을 해주는 분들께 정말 고맙지만 (진심 엄청 고맙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게 나에 대한 호의로 바로 연결된다.) 어느 쪽도 내가 잘 모르는 분야들이어서 신난 외국인에게 해줄 말이 없다는 게 딜레마다… 아 가끔 한국음식 좋아하는 외국인도 만나는데 케이팝이랑 드라마보다는 낫지만 내 입맛이 또 그다지 전통적이질 않아서(…) 저 주제 중에 가장 친숙한 건 북한이라고… 그렇다고 롤리밤 영상을 내가 먼저 외국인한테 공유하는 건 이상해